2025년 10월 18일 토요일

'이 찌질한 XX야' 문자 공개되자…국감장서 터진 욕설 진실게임

2025-10-16 17:01

 국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을 논해야 할 국정감사장이 두 의원의 개인적인 감정싸움으로 얼룩지며 또다시 멈춰 섰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우주항공청 등 국가의 미래가 걸린 기관들을 검증해야 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16일 국정감사는 시작된 지 고작 41분 만에 파행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이 모든 소동의 중심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과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 두 사람의 이른바 ‘문자 폭로 사태’가 있었다. 민생 현안은 뒷전으로 밀려난 채, 두 의원의 날 선 공방과 진실게임이 국감장을 집어삼키면서 국민을 위한 정치는 실종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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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의원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박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즉각 맞받아쳤다. 전화번호 노출은 문자 캡처본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일 뿐이며, 유권자에게 명함을 돌리는 공인인 국회의원의 전화번호가 비밀 정보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박 의원에게 똑같이 욕설 문자를 보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관련 기간 통화 내역까지 공개할 수 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국감장은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를 가리는 진실게임의 장으로 변질되었다. 두 의원의 감정 섞인 설전은 끝없이 이어졌고, 국정감사는 본래의 목적을 완전히 상실한 채 표류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회의장 전체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위원장의 의사진행이 편파적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싸움을 붙이자는 거냐”는 항의부터 “그딴 식으로 할 거면 진행하지 마시라”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터져 나왔고,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위원장께 ‘그딴 식’이라니”라며 맞서면서 회의장은 고성과 삿대질로 가득 찼다. 결국 최민희 위원장이 “솔직히 이 시간에 이것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자괴감 섞인 한탄과 함께 정회를 선언하면서, 2025년도 과방위 국감은 또 한 번 오점을 남긴 채 멈춰버렸다.

 

기사 김연우 기자 yeonwoo_kim@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