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5일 수요일

도쿄 한복판에 거대한 ‘곰’이 떴다…일본 대표 예술제 점령한 K-아티스트들의 정체

2025-09-22 13:15

 거대한 곰 모양의 풍선이 도쿄의 빌딩 숲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심장을 울리는 강렬한 북소리가 롯폰기의 밤거리를 가득 메운다. 잠들지 않는 도시 도쿄가 한국 동시대 예술의 다채로운 빛깔로 물들 준비를 마쳤다. 일본을 대표하는 야간 예술 축제인 ‘롯폰기 아트 나이트(Roppongi Art Night)’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의 화려한 막을 올리는 가운데, 올해는 특별히 한국 작가 6인이 집중 조명되며 현지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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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축제에서 가장 먼저 대중의 시선을 압도할 작품은 도시 곳곳에 출몰하는 거대한 곰 풍선으로 유명한 임지빈 작가의 프로젝트다. 그의 대표작인 ‘에브리웨어(Everywher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익숙한 도시 풍경 속에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곰 인형은 보는 이들에게 유쾌한 위로와 함께 현대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한, 전통 가락에 현대적인 리듬을 결합해 세계 무대에서 극찬받고 있는 타악 공연팀 ‘타고(TAGO)’는 폭발적인 에너지의 연주로 축제의 열기를 한껏 고조시킬 전망이다.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게임, 신화적 서사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영상 세계를 구축해 온 김아영 작가가 참여해 관객들을 가상과 현실이 뒤섞인 환상적인 이야기 속으로 초대한다. 3D 소프트웨어와 풍선이라는 이색적인 재료를 활용해 ‘미래의 조각’을 탐구하는 강재원 작가의 작품과, 금속 공예에 한국 전통의 오방색을 결합하여 현대적인 공공 조형물을 선보이는 진영섭 작가의 작품 역시 도시 공간에 새로운 미적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관객의 참여를 통해 협력과 삶의 의미를 서커스라는 장르로 풀어내는 퍼포머 서남재는 예술가와 관객의 경계를 허무는 특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이처럼 각기 다른 개성과 철학을 지닌 6팀의 한국 작가들은 롯폰기의 밤을 배경으로 한국 현대 예술의 역동성과 깊이를 유감없이 선보일 것이다.

 

기사 강준혁 기자 Kang_hyuk2@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