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 수요일

독이 든 성배, 강백호…한화, 우승 청부사인가 팀의 미래를 망칠 폭탄인가?

2025-09-16 17:20

 2026년 FA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강백호(26)를 향한 한화 이글스의 저울질이 시작됐다. 그의 이름 앞에는 '천재 타자'라는 영광과 '수비 불안', '고비용'이라는 꼬리표가 동시에 붙는다. 한화가 그를 영입할 경우 얻게 될 폭발적인 공격력과 감수해야 할 막대한 리스크 사이에서 팬들의 갑론을박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과연 강백호는 한화 왕조 재건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될까, 아니면 또 다른 '실패한 투자'의 악몽을 재현할까.

 

[BANNERAREA50CD]특히 현재 한화 타선에 강백호의 존재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9월 들어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지만, 한화 타선은 시즌 내내 기복이 심한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중심 타선에서 묵직하게 무게를 잡아줄 좌타 장타자가 가세한다면, 노시환과의 시너지는 물론 전체적인 타선의 파괴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김경문 감독의 기용으로 팬들의 원성을 샀던 '김인환 카드'를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어쩌면 팬들에게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달콤한 열매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는 법. 강백호 영입에는 수많은 부담 요소가 명확하게 존재한다. 첫 번째는 천문학적인 비용이다. A등급 FA로 분류된 그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전 소속팀 KT 위즈에 막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 보상 선수 1명(보호선수 20인 외)과 전년도 연봉의 200%(14억 원)를 내주거나, 혹은 선수를 포기하는 대신 연봉의 300%(21억 원)를 지불해야 한다. 젊고 뛰어난 선수인 만큼 장기 계약은 필연적이며, 이 경우 총액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수준으로 불어날 수 있다. 유망주 팜이 풍부한 한화로서는 피땀 흘려 키운 선수를 보상 선수로 내줘야 한다는 출혈도 감수해야 한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그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는 수비 문제다. 프로 데뷔 8년 차임에도 아직 확실한 수비 포지션 하나 없이, 올 시즌 대부분을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1루나 코너 외야 수비가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터져 나오는 수비 불안은 팀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여기에 'KT 출신 FA'라는 한화의 악몽 같은 트라우마도 무시할 수 없다. 78억 원을 투자해 영입한 투수 엄상백은 올 시즌 1승 7패, 평균자책점 7.09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고, 50억 원을 안겨준 내야수 심우준 역시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활약으로 '실패한 영입'의 대표 사례가 되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KT 출신이라는 점은 강백호 영입에 대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킨다.

 

일각에서는 외부 FA 영입이라는 화려한 쇼보다, 집안의 기둥인 노시환과의 재계약에 집중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목소리가 높다. 올 시즌 비판도 많았지만, 현재 한화 타선의 명실상부한 핵심은 노시환이며 그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다. 강백호라는 불확실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보다, 노시환과의 장기 계약을 통해 팀의 중심을 확실히 잡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강백호는 분명 매력적인 카드이지만, 그만큼의 위험을 동반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양날의 검이다. 한화 이글스가 과연 이 위험한 도박에 베팅할지, 올 시즌 후 스토브리그의 모든 시선이 대전으로 향하고 있다.

 

기사 강시윤 기자 kangsiyoon@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