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9일 수요일

사상 초유의 행정망 마비 사태, 한 달 만에 '일단' 봉합…뒷수습은 이제부터

2025-11-06 17:11

 지난 9월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촉발된 사상 초유의 행정정보시스템 마비 사태가 한 달여 만에 중대 고비를 넘겼다. 정부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핵심 시스템들이 대부분 정상화되었다고 판단, 최고 수준이었던 재난 위기경보를 '심각'에서 '경계' 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국가적 비상 대응 체제였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해제하고, 실무 중심의 위기상황대응본부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6일 중대본 회의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1·2등급 시스템이 모두 정상화됐다"고 밝히며, 길었던 비상 대응 국면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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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남았다. 정부는 이번 위기경보 하향이 사태의 '종결'이 아닌 '안정화' 단계 진입을 의미한다고 선을 그었다. 아직 복구되지 않은 나머지 시스템들에 대한 작업 계획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윤호중 장관은 "대전센터 복구 대상 시스템은 11월 20일까지 모두 복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물리적 이전이 필요한 일부 시스템에 대해서는 "대구센터로의 이전이 필요한 시스템은 12월까지 복구를 목표로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전체 시스템의 100% 복구까지는 앞으로 한 달 이상의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남은 과제들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한 달 넘게 이어온 총력 대응을 통해 행정망 마비라는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되었다. '심각'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의 전환은 단순히 경보 수준의 변화를 넘어, 국가 기능이 비상 상황에서 통제 가능한 관리 상황으로 회복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디지털 행정 시스템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깊은 교훈을 남겼다. 정부는 남은 시스템의 완전한 복구는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안게 되었다. 이번 위기경보 하향이 섣부른 안도가 아닌, 완전한 정상화와 시스템 재건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사 김유준 기자 yujunKim@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