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4일 화요일

강남 산후조리원 2주에 4천만원 시대…'산후조리도 강남불패' 현실로

2025-10-10 17:09

 산후조리원 2주 이용 비용이 최고 4020만 원에 달하는 반면, 최저가는 120만 원에 불과해 무려 33.5배의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서울 강남의 한 산후조리원 특실 비용은 4020만 원으로 전국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4년 전 최고가였던 2600만 원에서 1.5배나 급등한 수치다. 반면 가장 저렴한 곳은 전남 강진군 공공산후조리원으로, 특실 비용이 154만 원에 그쳤다. 일반실 역시 서울 강남의 A, H 산후조리원이 1700만 원으로 가장 비쌌고, 전북 군산의 M 산후조리원은 120만 원으로 가장 저렴해 출산 초기부터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극심한 서비스 격차에 놓이는 현실이 수치로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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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산모 10명 중 8명이 이용할 정도로 산후조리원이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은 산모들에게 더욱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의 산후조리원 수는 2021년 519곳에서 2024년 460곳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공급이 줄어드는 동안 수요는 꾸준하니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일반실 평균 이용요금은 232만 원에서 355만 원으로 100만 원 넘게 급등했다. 이는 산모들이 경제적 여건에 맞춰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점점 더 제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복지부 조사 결과, 산모들은 산후조리원 선택 시 '집이나 병원과의 거리(59.1%)'를 최우선으로 꼽았지만, 시설 자체가 줄어들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선택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비용 부담과 선택권 제한 문제의 대안으로 공공산후조리원의 확대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공산후조리원의 일반실 평균 이용금액은 약 174만 원으로, 민간 시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전국에 설치된 공공산후조리원은 21곳에 불과해 전체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산모들이 정부에 가장 바라는 출산 정책 1순위가 '산후조리 관련 비용 지원(60.1%)'이라는 점은 현장의 어려움을 명확히 보여준다. 결국 출산 비용의 불평등을 완화하고 심각한 저출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여 믿을 수 있고 합리적인 비용의 공공산후조리원을 대폭 확충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사 김유준 기자 yujunKim@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