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 수요일

'체포'는 쇼였나?…트럼프, 한국인 근로자 사태에 "그들 없인 막대한 투자도 없다" 실토

2025-09-15 12:5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와 반(反)이민 정책의 충돌이라는 딜레마 속에서 이례적인 메시지를 내놓았다. 최근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을 이민 당국이 급습해 한국인 근로자 317명을 대거 체포·구금한 사건으로 대미 투자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하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들이 자국의 전문가를 데려와 미국인에게 첨단 기술을 전수하고 훈련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한 비자 제도 개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BANNERAREA50CD]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매우 복잡한 제품, 기계, 다양한 것들을 만드는 외국 기업들은 일정 기간 우리 국민을 훈련시킬 자국 전문가를 데려와야 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그는 "만약 우리가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그 막대한 투자는 애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며, 첨단 기술 이전을 위한 외국인 전문가의 필요성을 절대적으로 인정했다.

 


특히 그는 칩, 반도체, 컴퓨터, 선박, 기차 등 구체적인 산업 분야를 열거하며 "우리는 다른 나라로부터 그것들을 만드는 방법을 배워야 하고, 많은 경우 다시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미국의 영광이었던 제조업의 몰락을 인정한 셈이다. 그는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도 언급된 조선업을 예로 들며 "예전에는 하루에 한 척씩 배를 건조했지만 지금은 1년에 한 척도 겨우 만드는 수준"이라고 자국 산업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외국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겁주거나 의욕을 꺾게 하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그들과 그들의 직원을 환영한다. 그들에게서 배우고, 머지않은 미래에 그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당당히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는 자신의 강성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반이민 정서에 기대면서도, 미국의 제조업 재건이라는 더 큰 목표를 위해서는 숙련된 외국 인력의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현실을 설득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지난 4일 구금되었던 한국인 근로자 317명은 8일 만인 12일 전세기 편으로 전원 귀국 조치되었지만, 사태는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미 양국은 본격적인 비자 제도 개선 협상에 착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향후 협상에서 미국 측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것임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기사 윤승우 기자 seung_59@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