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런 글을 쓰다니!"…거장 황석영도 놀라게 한 '나무 할매' 이야기
2025-12-09 18:47
거장 황석영 작가(82)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또 다른 '문젯거리'를 만났다고 고백하며 5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할매』를 들고 돌아왔다. 조용한 말년을 보내며 글을 쓰기 위해 찾았던 군산에서, 그는 우연히 문정현·문규현 신부 형제를 만났다. 300년 된 팽나무를 지키기 위한 문정현 신부의 마지막 사투와 새만금 방조제에 맞서는 문규현 신부의 환경 운동은 처음엔 무심히 넘겼던 그의 마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형제와의 대화와 갯벌을 거닐며 "이 문제들이 보통 일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는 황 작가는, 이를 계기로 인간 문명이 지구에 가하는 거대한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했다.[BANNERAREA50CD]

최근 82세의 나이로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황석영 작가는 "예술가는 국가권력과 긴장감을 위해 거리를 둬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으면서도, "죽을 때까지 글을 쓰겠다"는 '영원한 현역'으로서의 의지를 불태웠다.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어 왼쪽 눈에만 의지해 글을 쓰는 악조건 속에서도 그는 "미수(88세)까지는 글을 써야 하지 않겠나. 아직 두세 편은 더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 백 자나 되는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마음으로 글을 쓰겠다는 노장의 투혼은 『철도원 삼대』를 통해 회복한 서사의 힘을 바탕으로 『할매』를 완성시켰고, 이제 그는 다음 작품을 향한 발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기사 강준혁 기자 Kang_hyuk2@issuenfact.net

한 시대의 상징과도 같았던 국내 최장수 교양지 월간 '샘터'가 56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독자들에게 잠시 안녕을 고한다. 출판사 샘터사는 오는 24일 발행되는 2026년 1월호(통권 671호)를 마지막으로 잡지를 무기한 휴간한다고 10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휴간의 배경에는 시대의 거대한 흐름이 있었다. 샘터사 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