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8일 월요일

사망자 발생, 전투기 출격…'휴전 합의' 비웃듯 전면전 치닫는 태국-캄보디아

2025-12-08 18:04

 불과 두 달 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극적인 휴전 합의를 이뤄냈던 태국과 캄보디아가 다시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군은 이날 새벽 북동부 우본랏차타니주 국경 지대에서 캄보디아군과 교전을 벌여 병사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당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태국군은 성명을 통해 "캄보디아군이 먼저 발포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보복으로 "현재 전투기를 동원해 캄보디아 여러 지역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하고 있다"고 밝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태국 정부는 이미 캄보디아와 맞닿은 4개 주에 대피령을 발령했으며, F-16 전투기까지 출격시킨 것으로 알려져 국지전이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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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들의 무력 충돌은 올해 들어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되며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지난 5월 태국 북동부 국경에서 소규모 교전이 있었고, 7월에는 국경 인근에서 지뢰가 연달아 터져 태국군 8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같은 달에는 닷새 동안 이어진 대규모 무력 충돌로 양측에서 무려 48명이 사망하고, 30만 명이 넘는 피란민이 발생하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양국은 BM-21 다연장로켓포 등 중화기까지 동원하며 격렬하게 충돌해, 국경 지역은 사실상 전쟁터나 다름없는 상태가 됐다.

 

이처럼 피로 얼룩진 갈등을 멈추기 위해 국제사회가 나섰고,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 정상회의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도로 극적인 휴전 협정이 체결되기도 했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협정문에 서명하며 국경 지대에서 중화기를 철수하고 지뢰 제거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총성이 울리고 전투기까지 동원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어렵게 이뤄낸 평화 협정은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될 위기에 놓였다.

 

기사 윤승우 기자 seung_59@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