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9일 금요일

제주 사람도 쩔쩔매는 '제주어 능력고사' 등장…당신의 '사투리 레벨'은?

2025-09-18 17:12

 우리가 무심코 '촌스럽다'고 여겼던 사투리가 사실은 소멸의 벼랑 끝에 서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유네스코는 이미 오래전 제주어를 '소멸 위기 언어'로 분류하며 그 위태로운 현실을 경고했다. 바람과 돌, 그리고 척박한 섬의 역사가 빚어낸 독특한 언어문화가 머지않아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박제된 유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절박함 속에서, 제주어의 가치와 보전 필요성을 알리는 의미 있는 전시가 막을 올린다. 제주 돌문화공원과 국립한글박물관이 손을 잡고 오는 23일부터 선보이는 특별전 '사투리는 못 참지!'는 단순히 사라져가는 언어를 추억하는 자리를 넘어, 전국 각지 방언이 가진 고유의 말맛과 생명력을 재발견하는 축제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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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마지막이자 핵심인 세 번째 여정은 오롯이 제주어에 집중한다. 한라산을 기준으로 산남과 산북, 동쪽 마을과 서쪽 마을의 말이 미묘하게 다른 이유를 현지인의 생생한 발음으로 직접 들으며 제주어의 다채로운 결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잊힐 뻔한 제주어를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친 연구자들의 이야기다. 1950년대에 손으로 직접 쓴 '제주방언 조사 카드'와 빼곡하게 채워진 '제주도방언집'(1947) 등 낡은 자료들 앞에서 우리는 한 언어를 지키기 위한 고독하고도 숭고한 노력을 마주하게 된다. 전시는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관람객이 직접 '제주어 능력고사'나 '사투리 능력고사'에 참여해 자신의 방언 실력을 겨뤄보고, '제주어카드'를 맞추며 즐겁게 제주어를 배울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제주어를 지키는 것이 단순히 하나의 언어를 보존하는 것을 넘어, 우리 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고 한글의 힘을 다시금 깨닫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기사 강준혁 기자 Kang_hyuk2@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