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70년, 임윤찬과 손민수가 잇는 클래식 계보
2026-07-23 17:56
두 대의 피아노가 마주 보는 무대 위로 사제가 나란히 앉았다. 오케스트라의 경쾌한 서주가 흐르는 동안 제자는 설레는 표정으로 스승의 시선을 쫓았고, 이내 두 사람의 손끝에서는 하나의 악기인 듯 닮은꼴 선율이 피어올랐다. 지난 2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KBS교향악단 창단 70주년 특별연주회는 피아니스트 손민수와 임윤찬이 보여준 예술적 유대감으로 가득 찼다. '전통과 계승'이라는 이번 공연의 주제에 걸맞게, 열세 살부터 스승을 사사하며 세계적인 거장으로 성장한 임윤찬과 그의 음악적 뿌리인 손민수의 만남은 그 자체로 한국 클래식의 역사를 상징했다.[BANNERAREA50CD]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멈추지 않는 박수 갈채 속에 이어진 앙코르 무대였다. 무대 스태프들이 두 개의 의자를 하나의 피아노 앞에 나란히 붙여 놓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쑥스러운 듯 미소 짓던 임윤찬은 스승과 어깨를 맞대고 앉아 바흐의 칸타타 '하느님의 시간이 최고의 시간'을 연주했다. 한 대의 피아노를 공유하며 사제가 함께 빚어낸 경건한 선율은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고, 연주가 끝난 뒤 제자의 손을 굳게 맞잡은 스승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이번 연주회는 단순한 기념 공연을 넘어 한국 클래식의 찬란한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확인한 자리였다. 스승 손민수로부터 이어진 음악적 유산이 임윤찬이라는 젊은 거장을 통해 어떻게 꽃피우고 있는지를 증명한 사제의 협연은 오랫동안 회자될 명장면으로 남게 됐다. 열정적인 지휘와 단원들의 헌신적인 연주, 그리고 사제가 보여준 예술적 경의가 어우러진 이번 무대는 70년을 이어온 KBS교향악단의 저력을 보여주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기사 강준혁 기자 Kang_hyuk2@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