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이스라엘 침공에 내전 위기 고조
2026-06-10 22:51
중동의 화약고 레바논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의 격렬한 충돌로 인해 다시 한번 피비린내 나는 내전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이란 전쟁의 서막과 함께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포문을 열면서 시작된 이번 위기는 레바논 전역을 극심한 압박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거점인 남부 지역은 물론 수도 베이루트 인근까지 공습 범위를 넓히며 조직원 섬멸을 위한 무차별적인 추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군사적 긴장은 레바논 내부의 해묵은 종파 간 불신을 자극하며 사회적 붕괴를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BANNERAREA50CD]

국제사회가 주도하는 휴전 합의안 역시 레바논 내부에서는 또 다른 분열의 씨앗이 되고 있다. 합의안은 레바논 정부군이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하고 통제권을 회복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다. 오히려 이러한 요구는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세력과 그들에게 전쟁의 책임을 묻는 반대 세력 사이의 충돌을 부추기고 있다. 세력이 약화되었던 헤즈볼라가 최근 재무장을 마치고 정부에 대한 저항을 촉구하며 대담한 행보를 보이자, 이들을 군사적으로 억제하려는 시도가 자칫 대규모 내부 유혈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결국 레바논의 운명은 외부 세력의 이해관계와 내부 종파 갈등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표류하고 있다.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하려는 시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레바논 국민들은 또다시 시작될지 모르는 전쟁의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다. 국제 사회의 중재 노력이 실질적인 평화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레바논은 과거의 참혹했던 내전보다 더 깊은 구렁텅이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무너진 국가 시스템과 깊어진 종파의 골 사이에서 레바논은 지금 거대한 폭풍전야의 고요 속에 놓여 있다.
기사 윤승우 기자 seung_59@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