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에 뜬 AI 모델, "예쁘지만 찜찜해"
2025-08-04 10:30
[BANNERAREA50CD]해당 모델이 실제 인물이 아닌 AI로 생성된 가상의 존재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소셜 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즉각적이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현실의 모델들이 다양성과 대표성을 확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존하지 않는 AI 모델이 세계적인 패션 잡지에 등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특히, 패션 업계가 오랫동안 획일적인 미의 기준을 강요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최근 들어 다양한 인종, 체형, 연령대의 모델들을 기용하며 변화를 모색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게스의 AI 모델 광고는 이러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비춰졌다. 일부 소비자들은 보그와 게스를 상대로 불매 운동을 제안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광고 하나에 대한 불만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술 윤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아진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게스 측은 CNN의 논평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으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면 보그 측은 "AI 모델이 본지의 편집 기사에 등장한 적은 없다"고 해명하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2023년 보그 싱가포르가 AI로 만든 아바타를 표지에 활용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보그가 AI 기술 활용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라는 점이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광고와 편집 기사라는 명확한 구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패션 매거진이 AI 모델을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하다.
이번 광고를 제작한 AI 마케팅 회사 세라핀 발로라의 공동 창립자인 발렌티나 곤잘레스와 안드레아 페트레스쿠는 이 논란이 과장되었다고 일축하며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페트레스쿠는 AI 모델의 활용이 실제 모델의 일자리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며, 자신들은 여전히 실존 모델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AI 이미지는 실존 모델의 포즈와 의상 핏을 기반으로 생성된다"고 설명하며, AI 모델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창조되는 것이 아닌 인간 모델의 데이터를 활용한 결과물임을 부각시켰다. 이들의 주장은 AI 기술이 인간의 창의성을 보완하고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패션 업계 전반에 퍼진 깊은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욱이, AI 모델이 대체로 백인 중심의 미적 기준을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미의 다양성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AI 학습 데이터가 특정 인종과 외모에 편중되어 있다면, AI가 생성하는 결과물 역시 이러한 편향성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이는 패션 산업이 그동안 지향해왔던 포괄성과 다양성이라는 가치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획일화되고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을 강요할 수 있다는 윤리적 문제로 이어진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윤리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스의 AI 모델 광고는 패션 산업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 과제를 명확히 보여준다. 기술의 발전은 불가피하지만,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지는 결국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효율성과 비용 절감이라는 명분 아래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다양성을 훼손하는 기술 활용은 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를 잃게 할 수 있다. 투명한 정보 공개, 윤리적 가이드라인 마련, 그리고 인간의 창의성과 AI 기술의 조화로운 공존 방안 모색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번 논란은 패션 산업이 단순히 옷을 넘어, 사회적 가치와 기술 윤리를 어떻게 수용하고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 윤승우 기자 seung_59@issuenfac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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