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3일 월요일

성별 넘은 파격 살로메, 김준수가 그리는 욕망

2026-08-03 20:08

 국악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소리꾼 김준수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과 광기를 상징하는 여인 '살로메'로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2024년 초연 당시 성별을 초월한 파격적인 연기로 공연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그는, 이번 시즌 더욱 깊어진 소리와 섬세한 감정선으로 관객들을 압도할 준비를 마쳤다. 특히 이번 공연은 마포문화재단을 시작으로 천안, 부산, 고양, 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대규모 투어로 기획되어 전국의 국악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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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의 가장 큰 특징은 살로메 역에 남녀 배우를 동시에 기용해 해석의 폭을 넓혔다는 점이다. 초연의 주역 김준수와 더불어 JTBC ‘풍류대장’에서 독보적인 랩 실력과 가창력을 뽐냈던 최예림이 더블캐스팅되어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김준수가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중성적이고 탐미적인 살로메를 그린다면, 최예림은 여성 소리꾼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로 욕망의 화신을 구현하며 관객들에게 선택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헤로데 왕 역에는 김준수의 오랜 동료이자 라이벌인 유태평양이 낙점되어 극의 무게중심을 잡는다. 특히 올해 국립창극단을 떠나 프리랜서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두 사람의 조우는 그 자체로 큰 화제다. 유태평양은 이번 작품에서 연기뿐만 아니라 사진작가 ‘준열’로서의 재능도 발휘했다. 그는 직접 출연진의 프로필 사진과 공연 포스터 촬영을 담당하며 아티스트로서의 활동 영역을 확장하는 등 다재다능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초연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최강의 제작진도 다시 뭉쳤다. 연출과 안무의 김시화, 각색의 고선웅을 필두로 정은혜의 작창과 김현섭의 작곡이 더해져 창극만의 밀도 높은 무대 언어를 완성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패션 거장 이상봉 디자이너가 새롭게 리뉴얼한 의상은 작품의 시각적 미장센을 한층 강화했다. 화려하면서도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의상들은 배우들의 소리와 안무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관객들을 하룻밤의 파국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인다.

 

창극 ‘살로메’는 전통 판소리의 형식을 빌려 현대인의 보편적인 욕망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12명의 정예 배우가 뿜어내는 소리의 향연은 서양의 고전을 우리 식대로 소화해낸 창의적 도전의 결과물이다. 전국 투어의 첫 포문을 여는 이달 21일 마포아트센터 공연은 단순한 재연을 넘어, 국악의 현대화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광기와 예술이 교차하는 이 강렬한 무대는 올여름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전율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 강준혁 기자 Kang_hyuk2@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