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청, '길고양이 규정' 시정명령 내릴까
2026-06-24 21:23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길고양이 급식 행위를 강력히 규제하는 운영 규정 개정을 추진하면서 입주민 간의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치닫고 있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최근 길고양이 등록제 운영 규정 개정안을 공고하고 입주민들의 찬반 의견을 묻는 전자투표를 실시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급식 금지 구역 설정뿐만 아니라 위반 횟수에 따른 과태료 부과, 나아가 입주민의 차량 등록을 취소하는 등 사적 자치 기구의 권한을 넘어서는 징벌적 조항들이 대거 포함되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BANNERAREA50CD]

법조계 역시 이번 규정이 상위법을 위반한 '원인 무효'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의결할 수 있는 사항을 17가지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데, 길고양이 관리나 등록제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관리규약에도 없는 내용을 근거로 입주민의 재산권과 이동권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입을 모은다. 사적 자치 기구라 할지라도 법률적 근거 없이 징벌적 제재를 가할 수는 없다는 해석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관리사무소 측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주민 수렴 과정에서 나오는 의견을 반영해 규정을 수정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미 강행된 시설물 철거와 투표 절차로 인해 주민 간의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아파트 단지 내 길고양이 문제를 넘어, 입주자대표회의가 가진 의결권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묻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여 향후 지자체의 판단과 법적 공방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기사 김유준 기자 yujunKim@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