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호남행, '인력 이탈' 비상
2026-06-24 22:08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사업이 인력 확보와 주민 갈등, 전력 수급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가로막혔다.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대기업의 생산 기지를 지방으로 분산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정작 현장의 엔지니어들은 생활 기반 상실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 역시 핵심 인재의 이탈 가능성과 막대한 인프라 구축 비용을 이유로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BANNERAREA50CD]

지자체 협의와 주민 동의 과정에서 소요되는 막대한 시간도 기업들에겐 큰 부담이다. 반도체 공장은 적기 투자가 생명인데, 입지 선정부터 착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한국의 현실은 글로벌 경쟁에서 걸림돌이 된다. 과거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례에서 보듯, 방류수 처리나 송전망 건설을 둘러싼 민원 해결에만 5년 이상의 시간이 허비되곤 한다. 이는 공장 계획 발표 후 6개월 만에 착공에 들어간 일본의 사례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결국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 여부는 기업에 가해지는 '강제성'이 아닌, 인재와 자본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유인책'에 달려 있다. 파격적인 규제 완화와 보조금 지원은 물론, 송전망과 용수 시설 등 핵심 인프라를 국가가 책임지고 구축하는 과감한 행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이 속도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내부적인 갈등으로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한국 반도체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기사 유정우 기자 yoo-woo@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