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6일 수요일

강의실과 술자리 가리지 않은 교수의 두 얼굴…동국대 발칵 뒤집은 대자보 한 장

2025-11-24 17:55

 동국대학교의 한 교수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학생들에게 수년간 부적절한 언행과 신체 접촉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터져 나와 학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동국대 문화유산학과 학생회는 지난 20일, 학내 게시판에 A 교수의 성희롱 및 성추행 의혹을 고발하는 대자보를 게시하며 사건을 공론화했다. 학생들은 이 대자보를 통해 A 교수가 2023년부터 올해까지 2년에 걸쳐 공개적인 학술 답사, 강의 시간, 그리고 사적인 술자리 등 장소와 상황을 가리지 않고 학생들을 상대로 위력을 이용한 성희롱, 성추행, 언어적 모욕을 반복적으로 자행했다고 주장하며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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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대학 당국은 신속하게 대응에 나섰다. 교내 인권센터는 이미 지난 3월 관련 신고를 정식으로 접수하고, 곧바로 신고인과 피신고인인 A 교수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해왔다. 학교 측은 단순 조사를 넘어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도 단행했다. 올해 1학기부터 A 교수를 해당 학과 모든 수업에서 즉시 배제했으며, 파장이 커지자 2학기부터는 그가 담당하던 다른 학과 대학원 수업에서도 모두 제외하며 강단에 설 수 없도록 했다. 이는 징계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이라도 학생들과의 물리적 분리를 통해 추가 피해를 막겠다는 단호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제 모든 시선은 A 교수에 대한 최종 징계 수위에 쏠리고 있다. 학교 측은 인권센터의 조사를 바탕으로 A 교수에 대한 징계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한 상태이며, 다음 달 초에는 관련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가해 교수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며 이사회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성의 상징이어야 할 대학에서 발생한 이번 권력형 성범죄 의혹이 어떤 결론을 맺을지, 그리고 이번 사태가 상아탑 내부에 만연한 그릇된 위계 문화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사 김유준 기자 yujunKim@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