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2일 수요일

정부의 '묻지마' 대출 규제, 실수요자 등골 휜다!

2025-07-01 10:54

 이틀 전부터 전격 시행된 초강력 대출 규제의 후폭풍이 서울 부동산 시장을 강타하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일부 분양 단지에서는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려던 계획이 틀어지면서 입주를 앞둔 계약자들이 비상에 걸렸고, 은행들의 비대면 대출 중단은 금리 인상 우려로 이어져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BANNERAREA50CD]비슷한 시기에 입주를 앞둔 서울 방배동의 또 다른 아파트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공인중개사들은 "전세를 놓아 잔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안 된다면 대출이라도 허용되어야 한다. 두 가지를 모두 막아버리면 답이 없다"며 정부의 갑작스러운 규제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금융당국은 "규제가 발표된 지난 27일까지 전세 계약이 체결된 경우에 한해 이전 규정을 적용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이미 혼란에 빠진 시장에 큰 위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대출 규제의 여파는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한 비대면 대출 서비스를 일제히 중단했다. 한 은행의 모바일 앱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신청 버튼을 누르면 '대출 신청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뜬다. 이는 대출 규제가 발표 하루 만에 시행되면서 은행들이 전산 시스템을 변경할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장 대출이 필요한 고객들은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으며, 대면 대출의 경우 비대면 대출보다 금리가 더 높은 경우가 많아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은행 고객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율이 조금이라도 높아진다면 손해"라며 "갑자기 정책이 바뀌니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예고 없이 시행된 초강력 대출 규제는 서울 부동산 시장에 벌써부터 관망세를 확산시키고 있다. 매수자들은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거래를 보류하고 있으며, 매도자들 역시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관망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이러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공급 확대와 규제지역 지정 등 추가적인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갑작스러운 규제 강화가 시장의 경착륙을 유발하고, 실수요자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 유정우 기자 yoo-woo@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