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2일 토요일

장원영 아궁빵부터 안유진 전화까지? 팬심 자극한 ‘안녕즈’ 전시

2026-09-11 20:06


전화기 수화기를 귀에 대자 안유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화면 앞에서 손을 움직이자 장원영이 같은 동작을 따라 하며 특유의 표정을 지었다. 사진과 영상으로만 만나던 아이브의 안유진과 장원영을 조금 색다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서울 성동구에 마련됐다. 

 

[BANNERAREA50CD]‘안녕(An-Young)’이라는 이름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겼다. 안유진의 ‘안’과 장원영의 ‘영’을 합친 두 사람의 조합명인 동시에, 누군가를 만났을 때 건네는 인사이자 상대의 안부를 묻는 표현이기도 하다.

 

전시가 열린 시점도 의미를 더했다. 장원영의 생일은 8월 31일, 안유진의 생일은 9월 1일로 두 사람의 생일이 하루 차이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두 멤버의 생일을 지나 팬들이 함께 축하하고 서로 안부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두 사람의 홀로그램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를 따라 안쪽으로 이동하면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촬영한 화보와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붉은색과 흰색, 검은색을 중심으로 나뉜 공간마다 서로 다른 분위기의 이미지가 배치돼 있다.

 

사진의 구성도 한 가지 분위기에 머물지 않는다. 화면을 가득 채운 두 사람의 눈을 담은 영상부터 흑백으로 표현한 초상, 편안하게 누워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까지 다양한 이미지가 이어진다.

 

특히 이번 전시는 아이브의 활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한 기록형 전시와는 거리가 있다. 두 사람의 활동 이력이나 시간을 순서대로 보여주기보다는 안유진과 장원영이라는 인물 자체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사진과 영상, 디지털 기술을 통해 두 멤버의 얼굴과 분위기를 여러 방식으로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직접 움직이며 즐기는 콘텐츠도 곳곳에 마련됐다. ‘모션 매칭’ 공간에서는 화면 앞에서 손을 들거나 몸을 움직이면 안유진과 장원영이 관람객의 동작에 맞춰 반응한다. 장원영이 볼을 부풀린 이른바 ‘아궁빵’ 포즈를 선보이는 등 귀여운 동작도 등장해 단순히 사진을 감상하는 것과는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블로우 인터랙티브’에서는 실제 꽃 모형을 활용했다. 관람객이 꽃을 향해 바람을 불면 자신이 선택한 향이 퍼지고, 화면에는 꽃잎이 흩날리는 영상이 나타난다. 시각적인 콘텐츠에 후각적인 요소까지 더해 전시를 직접 체험하는 느낌을 살렸다.

 

전시 제목인 ‘안녕’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공간은 ‘보이스메일 존’이다. 민트색과 분홍색으로 꾸며진 옛날식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면 안유진과 장원영이 남긴 음성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사진 속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실제 목소리를 듣는 방식은 마치 두 멤버에게 걸려온 전화를 확인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전시를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목소리까지 직접 들을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팬들의 메시지가 자리하고 있다. 다이브들이 안유진과 장원영에게 보내는 생일 축하와 응원, ‘안녕’이라는 인사가 빼곡하게 적혀 있다. 한국어뿐 아니라 일본어와 영어로 작성된 메시지도 눈에 들어왔다.

 

두 멤버가 영상과 음성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팬들이 직접 글로 답하는 구조다. 전시가 아티스트의 모습을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팬들의 참여로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안녕’이라는 제목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전시장 밖에서도 체험은 계속된다. 전용 페이지를 이용하면 서울숲 곳곳에 숨겨진 안유진과 장원영의 사진을 증강현실로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을 모두 모으면 엽서를 받을 수 있으며, 카드 맞추기와 종이 가방 꾸미기 등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다만 두 사람이 함께하는 전시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도 있다. 안유진과 장원영의 개별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콘텐츠는 풍성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하는 이른바 ‘안녕즈’만의 관계나 이야기를 깊게 풀어낸 장면은 상대적으로 적다.

 

하루 차이로 이어지는 두 사람의 생일과 조합명이라는 설명을 넘어, 왜 안유진과 장원영이 함께 전시의 주인공이 됐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더해졌다면 공동 전시로서의 색깔이 한층 뚜렷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관람 시간은 회차당 60분이다. 일반권은 3만원, 스페셜권은 6만6000원이다. 일반권에는 포스터와 미공개 포토카드 2장이 포함되며, 스페셜권에는 4컷 사진 체험과 별도 특전이 추가된다.

 

결국 ‘안녕’은 안유진과 장원영의 과거 활동을 자세히 돌아보는 전시라기보다는 지금의 두 사람을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로 만나고 팬들이 직접 참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공간에 가깝다. 특히 목소리를 듣고, 움직임을 따라 하고, 향을 맡고, 직접 메시지를 남기는 방식으로 팬들이 전시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사진 전시와는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안유진과 장원영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감상하는 것에 더해 팬이 직접 두 사람에게 ‘안녕’이라고 답하는 것. 이번 전시는 그 짧은 인사를 여러 감각과 체험으로 확장한 공간이었다.

 

기사 강준혁 기자 Kang_hyuk2@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