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로화 팔아 엔화 방어... ECB '뒤통수'
2026-08-07 19:24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유럽의 자국 통화인 유로화를 매도하는 이례적인 작전을 수행해 국제 금융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31일 미국은 일본과의 공조 하에 대규모 엔화 매수 개입을 단행했으나, 이 과정에서 유로화를 매물로 던진 사실을 유럽중앙은행(ECB)에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거래가 모두 종료된 후에야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유럽 당국자들은 서방 경제권의 오랜 신뢰 관계를 저버린 행위라며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BANNERAREA50CD]

미 재무부는 이번 조치가 교환안정기금 내 자산의 효율적 재배분일 뿐이라며 외부 당국과 협의할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보유 자산의 가치와 시장 유동성을 고려한 기술적 결정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ECB 측은 자국 통화가 사전 동의 없이 타국의 환율 개입 수단으로 활용된 것에 대해 침묵을 지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례가 나쁜 선례가 될 것을 우려하며 강력한 대응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미국의 이번 행동은 자국의 금융 시장 안정과 강달러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동맹국인 유럽의 뒤통수를 친 격이 되었다. 서방 통화 당국 간의 굳건했던 공조 체제에 금이 가면서 향후 국제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가 미국의 전략적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 속에 유럽 금융당국이 향후 어떤 보복적 조치나 정책 변화를 꾀할지가 글로벌 외환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기사 윤승우 기자 seung_59@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