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화가 편견 깬다, 이대원의 70년 화업
2026-08-06 21:14
화려한 원색과 밝은 화면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아온 이대원 화백의 예술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진행 중인 이번 회고전은 작가를 수식하던 '금수저 화가'라는 단편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고, 그가 한국적 유화를 구축하기 위해 쏟았던 치열한 고뇌를 추적한다. 70년에 걸친 방대한 화업을 연대기 순으로 배치한 전시장에는 1930년대 초기작부터 말년의 초대형 역작까지 수백 점의 작품이 공개되어 관람객들을 압도한다. 단순히 팔자 좋은 화가의 풍경화가 아닌, 동서양의 조형 언어를 융합하려 했던 지식인 예술가의 집요한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겼다.[BANNERAREA50CD]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말년에 고향 파주의 과수원에서 완성한 대작들이 모인 마지막 섹션이다. 가로 7m에 달하는 '도리화'를 비롯해 압도적인 스케일의 작품들은 작가가 생의 마지막까지 붓을 놓지 않았던 예술적 열정을 보여준다. 특히 전시장 바닥에 설치된 반사 시트지는 관람객이 마치 거대한 과수원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작품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인다. 과거 권력자의 소장품이었다가 경매에 나와 화제가 되었던 '농원' 등 굴곡진 사연을 간직한 작품들도 한자리에 모여 작가의 파란만장한 화업을 대변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오는 11월 8일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가을의 문턱에서 만나는 이대원의 농원은 계절의 변화와 어우러져 더욱 깊은 풍미를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람객들은 덕수궁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한국적 색채 미학의 정수를 만끽하며 거장이 남긴 예술적 유산을 확인하게 된다. 전시는 별도의 시사점이나 교훈을 강요하지 않은 채 작가가 평생에 걸쳐 완성한 빛과 색의 향연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마무리된다.
기사 강준혁 기자 Kang_hyuk2@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