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CT 도입한 국박…보물 불상 속살 드러내
2026-07-14 18:17
수백 년 동안 굳게 닫혀 있던 불상의 머릿속 비밀이 첨단 과학의 힘으로 마침내 세상에 드러났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는 최근 도입한 세계 최대 규모의 원통형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를 통해 보물 ‘서울 지장암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의 내부 구조를 정밀 조사한 결과, 기존 조사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복장물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성과는 유물을 파괴하거나 분해하지 않고도 내부의 봉안 유물과 제작 기법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는 비파괴 검사 체계의 정점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BANNERAREA50CD]

첨단 CT는 유물의 제작 기법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조사 결과 불상의 바닥면에 사용된 나무는 약 200년 이상 자란 고목임이 나이테를 통해 확인되었으며, 정수리 부분의 정교한 짜맞춤 흔적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유려한 옷 주름 표현에 소조 기법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당시 조각승들이 나무와 흙을 어떻게 조화시켜 예술성을 극대화했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도 풀리게 되었다. 1.7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방대한 데이터는 유물의 디지털 복원을 위한 핵심 자산이 될 전망이다.

박물관 측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3차원 디지털 복원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겉모습 위주의 연구에서 벗어나 내부 구조와 제작 공정까지 아우르는 입체적인 연구가 가능해짐에 따라, 우리 문화유산의 숨겨진 가치를 발굴하는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견된 복장물의 상세한 정체와 불상 내부의 정밀 구조는 조만간 특별 전시와 학술 보고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첨단 과학과 고대 유물의 만남은 이제 막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기사 강준혁 기자 Kang_hyuk2@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