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트럼프의 '연준 이사 해임' 제동
2026-06-30 23:24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해임 시도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은 29일(현지 시간) 진행된 선고에서 5대 4의 의견으로 쿡 이사의 손을 들어주며, 대통령이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이유로 단행한 해임 조치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중앙은행의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해온 미국의 오랜 전통을 사법부가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금융 시장에 안도감을 주고 있다.[BANNERAREA50CD]

하지만 이번 판결은 연준의 독립성을 완전히 보장하는 '종착역'이라기보다 논란의 불씨를 남긴 '중간 기착지'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법원이 해임의 근거가 되는 '정당한 사유'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쿡 이사 측이 요구한 엄격한 기준을 채택하지 않음으로써, 사실관계에 따라 대통령이 적법한 절차를 갖출 경우 다시 해임을 시도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두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연준의 독립성이 과거보다 훨씬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었다. 대법원이 다른 독립 규제기관 수장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해임 권한을 폭넓게 인정하는 별도의 판결을 내리면서, 연준만 예외적으로 보호받는 구조가 법적 일관성 측면에서 도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자율성을 둘러싼 백악관과 사법부, 그리고 연준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이번 판결 이후에도 미국 정계의 핵심 쟁점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기사 윤승우 기자 seung_59@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