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 등 거장 8인, 관계의 숨결을 캔버스에 담다
2026-04-22 17:19
디지털화된 수치와 물리적 거리감이 인간관계의 척도가 되어버린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망각했던 관계의 본질적인 감각을 일깨우는 전시가 열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예술공간 아름이 기획한 ‘우리는 어떤 온도로 서로를 기억하는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 혹은 사물과 시간 사이에 존재하는 비가시적인 감정의 흐름을 시각적 언어로 풀어낸 자리다. 지난 14일 문을 연 이번 전시는 관계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단순한 연결이 아닌, 서로의 삶에 스며드는 미세한 온도의 변화로 정의하며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BANNERAREA50CD]

단순한 관람을 넘어 예술을 삶의 공간으로 들이는 '소장'의 가치에 주목한 점도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기획팀은 작품을 소장하는 행위를 타인의 예술적 시선을 자신의 일상으로 초대하는 적극적인 삶의 태도로 규정한다. 한 점의 그림이 거실 벽에 걸리는 순간, 그 작품이 지닌 고유한 온도가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고 나아가 거주자의 정서적 결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제안이다. 이는 예술이 박물관이나 갤러리에 박제된 대상이 아니라, 개인의 치유와 회복을 돕는 실천적인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오는 2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관계의 본질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8인 작가의 시선이 교차하는 전시장은 그 자체로 거대한 감정의 지도가 되어 관람객을 맞이한다. 짧은 전시 기간이지만 그 안에서 발견한 온기는 관람객들의 일상으로 돌아가 오래도록 머물며 삶의 결을 부드럽게 다듬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예술공간 아름이 마련한 이 특별한 온도의 기록은 관계의 소중함을 잊고 지낸 현대인들에게 보내는 다정한 안부 인사와도 같다.
기사 강준혁 기자 Kang_hyuk2@issuenfac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