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7일 일요일

소주 3병에 日 모녀 덮쳤다…포승줄 묶인 채 던진 한마디 "죄송합니다"

2025-11-05 17:47

 일본인 관광객 모녀의 행복했던 서울 여행을 한순간에 산산조각 낸 30대 음주운전자의 구속 여부가 곧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은 5일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서 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갔다.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아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그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사법부의 첫 판단이 내려지는 순간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교통사고를 넘어, 한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에 큰 충격과 분노를 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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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결과, 서 씨의 범행은 예고된 참사나 다름없었다. 그는 사건 당일인 지난 2일 밤, 이미 소주 3병가량을 마셔 몸을 가누기 힘든 만취 상태에서 무모하게 운전대를 잡았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08%를 훌쩍 넘겨 면허 취소 수준에 해당하는 명백한 음주운전이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약 1km를 질주한 그의 차량은 결국 동대문역 인근 흥인지문사거리에서 통제 불능 상태로 인도를 향해 돌진했고, 그 길 위를 걷던 일본인 모녀를 그대로 덮쳤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즐거운 쇼핑을 마치고 낙산성곽길의 야경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던 모녀의 평화로운 서울의 밤은 그렇게 한순간에 악몽으로 변했다.

 

이 끔찍한 사고로 58세의 어머니는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고, 함께 있던 38세의 딸 역시 무릎 골절과 이마가 찢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한순간의 음주운전이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고, 남은 가족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육체적, 정신적 상흔을 남긴 것이다. 서 씨의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개인의 무분별한 선택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음주운전이라는 중대 범죄를 얼마나 관용 없이 다루어야 하는지를 이번 사건은 다시 한번 고통스럽게 일깨우고 있다.

 

기사 김유준 기자 yujunKim@issuenfact.net